한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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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다시 만난 한우물
    작성자 : so5what | 조회수 : 2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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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전, 구 여친 현 아내의 집에 드나들기 시작했을 무렵... 부엌 한켠에 조금 낯설어보이는 기계가 눈에 띄었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물어봤더니 정수기라고 합니다. 여느 정수기와는 다르게 물이 나오는 관이 여러 개였습니다. 그 물들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처가에서 마시던 물 맛이 약간 달랐던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도 같지만 그렇게 흘려보냈습니다.

 

그러고 한참이 지났습니다. 집에서 마시는 물은 대부분 페트병에 든 물을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매주 한가득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도 그렇지만 '수돗물보다는 낫겠거니..' 하는 정도로만 마셔왔습니다. 

 

그렇게 별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는데 결혼 15년 만에 저희에게 새 식구가 찾아왔습니다. 아이가 있는 주위 친구나 선후배 동료들에게 축하받으면서도 40줄을 훌쩍 넘긴 나이가 걱정이었습니다. 그저 고령 출산도 아니고 무려 '초고령 출산'... 먹고 마시는 거 하나 허투루 할 수 없었습니다. 정수기를 하나 장만해야겠다 싶었습니다. 

 

BTS를 내세워 광고하는 유명 업체 제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 제품을 설치하면 집안 분위기도 뭔가 더 산뜻해질 듯싶었습니다. 물 맛이나 품질은 다 거기서 거기겠거니 싶었습니다. 거의 마음을 정하고 있던 차에 오래 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처가에 있던 그 정수기는 뭐였지?"

 

한우물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우물을 쓰고 있는 장모님의 강력한 추천이 이어졌습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니 저도 모르게 솔깃해졌습니다. 인테리어 소품 사는 것도 아니고 정수기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물이죠. 시음해볼 수 있게 미리 물을 보내주는 서비스나 상담직원의 친절하면서도 거부감 느껴지지 않는 상담 태도도 여느 업체와 달랐습니다. 그렇게 한우물정수기를 선택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저희 가족의 매일 아침은 한우물정수기에서 내려받은 물 한 잔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물로 끓여 우려낸 루이보스 차는 종일 귀중한 아이를 품고 있는 아내와 함께 합니다. 식재료는 한우물 산성물로 씻고 화분에는 알칼리물을 주고 대부분의 음식도 한우물 정수물로 조리합니다. 

 

기분 탓일까요? 실제로 그런 걸까요? 몸도 마음도 이전보다 더 가뿐해진 듯합니다. 곧 태어날 아이와 함께 오래도록 건강하게 물을 마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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