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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꾼들이 좋은 물에 혈안이 되는 것은 일반적인 물로는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미묘한 맛,
바로 신기(神氣)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글은 한국차인연합회 김대성 고문이 1998년 5월에 집필해 발간한
'차문화 유적답사기(상/중/하)' 중에서에서 하권(61~71페이지)
'물가늠의 지침서, 동의보감을 저술한 의성 구암 허준 편에서 소개된
찻물로는 세상에 더 없는 '한우물정수기'에 대한 본문내용에 더하여,
참고 이미지를 삽입하여 그대로 옮긴 내용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물을 35가지로 나눠
허준(許浚,1546~1615)의 묘소는 북녘 땅을 보고 있다. 경기도 파주군 진동면 하포리 마석동. 출입이 통제된 임진강 너머 민통선 안이다. 묘 앞에 서면 눈 아래 DMZ를 건너 개성벌이 한손에 잡힐 듯하다. 원래 이 자리에 있었던 허준의 묘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폭격 등 부근의 지형이 바뀐 탓인지 위치를 알 수 없게 됐다. 지난 91년 묘를 지키던 비석이 깨진 채 발견돼 묘가 있던 곳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경기도지정문화재 기념물 제128호로 지정되어 말끔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물을 중하게 여기는 차인들에게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은 바로 물을 가름하는 지침서이다. <동의보감> 25책 중 '탕편(湯編)'을 보면 그가 차와 물을 얼마나 중요시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동의보감>은 출간되자 말자 이웃 중국이 이 책을 가져다 인쇄해 의학서적의 지침서로 널리 보급할 만큼 민족의 보배이다.
'탕편 수부(水部)'에서 허준은 의성(醫聖)답게 물을 생명의 근원이라고 했다. 물에 의해 생노병사(生老病死)가 결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늘에서 처음 생긴 것이 물이므로 물을 처음 싣는다.’는 말로 시작되는 수부에서 허준은 ‘사람이 매일같이 물을 쓰고 있지만 그 특이한 것을 알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하늘이 사람을 내고 물과 곡식으로 사람을 키우니 물이 사람에게 또한 귀중하지 아니한가.’ ‘사람의 형체에 뚱뚱한 것과 야윈 것이 있고 수명이 길고 짧은 것이 있는 것은 남과 북의 물과 땅이 같지 않음에서 비롯한 것.’이며 ‘물은 생노병사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적었다.
허준이 구분한 물은 모두 35가지. 허준은 먼저 우물물에 대해 ‘멀리서 오는 지맥에서 나는 것을 상(上)으로 치고, 가까운 곳에 강이 있는 것을 중(中)으로,성안에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도랑의 오수가 우물로 들어가서 산성 성분으로 바뀌기 때문에 쓸 때는 반드시 물을 끓여서 잠시 기다렸다가 위에 뜨는 맑은 물을 쓰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미(氣味)가 모두 나쁘다. 차를 끓이고 술을 빚고 두부를 만드는 이 세 가지 일보다 더한 것이 없다’고 했다.
‘무릇 물을 마시고 병을 고치고자 할 때는 새로 길은 맑은 샘물이어야 한다. 더럽고 탁하고 따뜻한 것은 쓰지 않는다. 이와 같지 않으면 효과가 없으니 이것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강조를 하고 있다.
허준은 새벽에 제일 처음 깃는 우물물 정화수(井華水)를 첫 손에 꼽고 있다. 하늘에서 처음 생긴 진정(眞精)의 기(氣)가 수면에 엉겨있는 물로 보음(補陰)의 약제로 쓴다. 자시(子時,밤 12시)에 하늘의 문이 열리면서 북두칠성의 ㄷ자 국자부분이 기울어지면서 국자 부분에 담겼던 하늘샘(天水)의 물이 지구에 흘러내려 오는 것으로 물중에서 가장 천기(天氣)가 충만한 물이라고 했다. 그래서 맑음을 좋아하는 선비들이 봄차(春茶)를 끓일 때 좋은 물이다. 제사나 차례, 치성용으로 쓰는 물이라 했다.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다. 독이 없어서 약과 차를 달이는 물로 적격이라고 했다. 초생 그믐달이 떴을 때 보다는 반달이나 만월의 인력을 받은 정화수를 더 좋은 물로 쳤다.
두 번째는 찬 샘물인 한천수(寒泉水). 정화수와 함께 찻물로 쓰면 차와 함께 하늘의 정기를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다. 독이 없어 소갈증 구역질 역질과 이질 임질 등을 다스린다. 구기자나무가 우물가에 있으면 약효를 더욱 돋우어 준다.
세 번째 좋은 물은 국화꽃으로 덮인 못에서 길어온 국화수(菊花水)로 성질이 온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국화는 사람에게는 약이 되나 벌레 곤충 등을 제어하고 소독하는 성분이 있어 더욱 정한 기운이 물에 서려 있다. 중풍 등 마비가 된 몸, 어지러움 증을 다스리며 풍기를 제거하고 몸의 쇠약함을 보하여 준다. 안색을 좋게 하고 오래 마시면 수명이 길어지고 노화를 억제한다는 것이 허준의 생각이었다.
네 번째는 납설수(臘雪水). 동지 뒤 세 째 술일(戌日)에 오는 눈을 받은 물이다. 산성비와 각종 공해에 찌든 요즘에는 납설수가 납설수일 수는 없을 것이다.
다섯째가 정월에 처음 온 빗물인 춘우수(春雨水). 이물로 약을 달여 먹으면 양기가 상승한다. 부부가 한 그릇씩 마시고 잠을 자면 자식을 볼 수 있다는 신비로운 효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찻물로는 최고로 쳤던 흰 매화가지에 앉은 첫눈을 단지에 눌러 담아 땅속에 묻어 두었던 설매수(雪梅水) 등은 이젠 전설속의 물이 됐다.
여섯째가 가을에 이슬을 받은 물인 추로수(秋露水)이다. 깊은 산속에서 한번쯤 찾아 볼만하다. 성질이 부드럽고 맛이 달다. 독이 없어 소갈증을 그치게 하고 몸이 가벼워지며 오래 마시면 살결이 고와진다.
겨울에 온 서리물인 동상(冬霜)인 한천수를 석빙고 등에 얼려 놓았다 여름에 마시는 하빙(夏氷). 이른 아침 이슬의 일종으로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부스럼 독을 씻고 흉터를 없애며 옷을 빨면 때가 잘 빠지는 방제수(方諸水), 매실이 누를 때 온 빗물인 매우수(梅雨水)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대울타리 끝이나 넓은 나무의 구멍에 고인 빗물인 반천하수(半天河水)는 성질이 약간 찬 편이며 맛이 달고 독이 없다. 마음의 병이나 귀신이 들려 앓는 병,헛소리하는 것을 없앤다.
<동의보감>의 물에 대한 품평은 현대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물을 들먹이고 있다. 멀리서 흘러온 천리수(千里水)는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아 병후 허한 몸을 다스릴 때 물을 많이 휘저어 약을 달이면 잡귀의 침범을 금할 수 있다. 큰 비가 지나간 후 맑지 않은 강물은 산골의 독버섯 독초의 성분이 섞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흐르는 물을 도가니에 받아 하루 밤을 지낸 다음 찻물에 쓰면 좋다. 황토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고 물을 그 속에 부어서 혼탁하게 만든 후 한참이 지난 후 위에 뜬 맑은 물 지장수(地藏水)는 성질이 차고 독이 없어 여러 가지 해독 작용에 쓴다. 독버섯에 중독된데 지친 후의 후유증 등에 쓴다. 특히 공포증에 시달릴 때 뽕나무 밭의 흙을 떠다 그릇에 담아 그 물을 휘저어 위에 뜬 물을 마시게 하면 효력을 본다. 요수(夭水)는 심산유곡의 새 흙구덩이에 괸 물로 비위를 고르고 식욕을 돋운다 했다. 산골짜기 물이 범람해 토사가 흐른 속에 나온 두개골에 괸 물속에 지렁이 몇 마리가 들어 있는 물이라면 더할 수 없는 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맛이 떫고 찬 냉천(冷泉)은 편두통과 등이 차가운 증세, 울화 오한 등의 증세에 목욕하면 잘 낫는다. 냉천 밑에 백반이 나온다면 물맛이 시고 떫고 차 7~8월에 목욕하되 밤에는 급사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를 했다. 좁쌀죽을 끓여 그 위에 뜬 맑은 물, 장수(?水)는 성질이 미온하고 맛이 달고 시며 독이 없다. 갈증을 멈추고 곽란과 설사를 다스린다. 누에고치를 달인 물 조사탕(繰絲湯)은 뱀독을 다스리고 살충력이 있다. 끓는 물을 마시며 고치껍질 실을 달여 먹어도 교화가 있다.
끓는 물 반 대접에 새로 길어 온 물 반 대접을 탄 생숙탕(生熟湯)에 맛이 짜고 무독하게 볶은 소금(죽염)을 약간 넣어서 1~2되를 마시면 체한 것과 나쁜 독기 있는 음식물을 토해 내게 하고 곽란기를 낫게 한다. 숙탕(熟湯)은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많이 끓일수록 좋다. 증류수와는 다르다. 만약 반만 끓여 마시면 배가 부어오르는 증세에 걸린다. 증기수(甑氣水), 마비탕(麻沸湯), 동기상즙(銅器上汁) 등 갖가지 물의 성품과 쓰이는 곳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기적의 찻물 만들어 낸 강송식 선생
허준이 어떤 물을 찻물로 써야 할지를 길잡이 해놓았다면 강송식(姜松植,61)씨는 차인들이 목마르게 찾는 똑 떨어지는, 물을 만들어 놓았다.
강씨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물은 처음부터 찻물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차인들이 더 탄성을 지르는 물을 만들어 놓은 셈이 됐다. 차와는 찰떡궁합이라는 것이 그의 정수기 물을 쓰고 있는 골수 찻꾼들의 평이다. 결국 인체에 가장 좋은 물이 차를 끓이는 물로도 가장 이상적인 물이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현대 차문화를 일구어 낸 초의(草衣,1786~1866)스님이 쓴 <동다송(東茶頌)>이라는 책에서 ‘차는 하늘과 선인 사람과 귀신이 모두 다 중하게 여기는 하늘이 내린 최상의 선물(天仙人鬼俱愛重)’이라 했다. 물은 차의 몸이요, 차는 물의 정신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차일지라도 제대로 된 물이 아니면 차신(茶神)이 나타나지 않는다. 차가 지니고 있는 정기(精氣)와 좋은 물이 가지고 있는 정기가 어울려야 비로소 차의 진성(眞性)을 대할 수 있다고 했다. 찻꾼들이 좋은 물에 혈안이 되는 것은 일반적인 물로는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미묘한 맛, 바로 신기(神氣)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그가 만들어 낸 물 때문에 뒤늦게 차에 입문해 차와 친해지고 있다는 소문이지만 찻꾼들이 홀딱 반할 기막힌 물 기계를 만들어 놓고도 정작 차는 잘 모른다.
강씨가 개발해 낸 정수기의 이름은 ‘한우물’. ‘하늘의 샘’ 즉 ‘북두칠성의 정기’를 담고 있는 물이라는 뜻이다. 그냥 마시는 물이 아니라 이 물을 계속 마실 경우 자신도 모르게 체질이 개선되고 건강을 지켜주는 ‘생명수’를 만들어 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심각한 물 공해시대에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물을 해결해 냈다는 생각은 뒷전이다. 이보다는 이 물로 ‘재세이화(在世理化)’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을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를 만나보면 정수기 장사를 하는 사람 같지 않다. 정수기를 단 다음 날부터 고객의 얼굴 색깔 등 신체변화를 체크한다. 시간 틈만 나면 찾아가 신체변화를 살피고 또 물맛을 보고 기계를 조절해 주는 것이 일이다. 한우물을 마시고 건강을 되찾았다는 것을 확인하면 본인보다 더 기뻐하며 한잔이다.
강씨는 이름 난 영어교사였다.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을 나와 부산 개성중학, 경기고와 선린상고 등에서 교편을 잡은 이른바 ‘잘 나가는 영어교사’였다. 선린상고에서 근무하던 1978년. 과로와 과음이 겹쳐 간염과 동맥경화 고혈압 등이 한꺼번에 덮쳐 석 달을 꼼짝없이 누워 지냈다. 병원에서조차 고개를 흔들었다. 어차피 죽을 바에야 산에서 죽자며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자연식과 부항요법에 전력투구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자신도 의아해 했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나아 버렸다.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느낌이었다고 했다. 자연요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교사다운 사명감에 사로잡힌다. 학교에 사표를 던지고 ‘건강전도사’의 길로 나섰다.
강연을 다니고 부항과 자연식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어떤 물을 마시느냐가 가장 큰 난제였다. 인체의 70%가 물성분이다. ‘물이 바로 생명의 원천’이라는 <동의보감>의 첫머리가 바로 평범한 진리였다.
그러나 현실은 공해시대. 그중에서도 마시는 물 공해는 심각의 도를 넘어서고 있다. 깊은 산속 석간수도 믿지 못하는 공해시대에 이를 해결하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 낸 과학적인 방법, 정수기뿐이라는 생각에 미쳤다.
그로부터 10여년. 주위로 부터는 어쩌다 한물 간 아까운 사람이 됐다. 전 재산을 날려 보냈다. 가정도 파탄될 뻔 했다. 톡톡히 겪은 시련의 결실이 바로 ‘한우물정수기’의 개발이었다. 전국 우수발명품으로 선정됐다.
“인간의 몸은 약알칼리성을 유지할 때 가장 건강합니다. 지나치게 산성화되면서 필연적으로 각종 질병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인체에 필요한 미네날이 함유된 약알칼리 물을 일상적으로 마시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실험결과로 판명된 것입니다. 내가 만든 한우물은 전극을 이용한 전기분해를 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물을 가장 이상적인 물로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가장 과학적인 것을 바탕으로 한 제3의 물”이라고 했다.
정수기 개발에 성공은 했지만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제품을 선전할 광고비는커녕 하루 끼니가 걱정인 형편에 제아무리 기적의 물이라 해도 알릴 방법이 없었다. 체면이고 뭐고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경기고 시절 제자들을 직접 찾아 다니며 구걸판매를 했다. 제자들은 옛 스승이 안쓰러워 마지못해 구입해 주었다. 선생님을 돕는다는 생각에서 구입한 제자들이 물을 마셔보고는 그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혈압이나 변비 간 등 성인병에는 몰라보게 효력을 봐 알음알음으로 광고가 되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야 몇 안대는 직원들 월급 걱정을 놓게 됐다.
한우물의 강점은 물맛에 있다. 전기분해 과정에서 물이 살균 처리되는 것은 물론 전극방향을 반대로 해주어 필터를 교환하지 않아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이다.